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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 선행정보 | “저처럼 아픈 사람들에게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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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작성일16-10-20 10:20

본문

 

“저처럼 아픈 사람들에게 전해주세요”

 

익명의 70대 어르신 2천만 원 기부

 

지난 12일 해운대구청 복지정책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기부금을 내고 싶은데 몸이 불편해서 구청에 갈 수 없으니 집으로 방문해 줄 수 있겠냐”는 한 어르신의 요청이었다.

 

담당 직원들이 서둘러 어르신 댁을 방문했고, 할머니는 이부자리 아래에서 봉투를 꺼내 직원에게 건넸다. 5만 원 권이 가득한 봉투에는 무려 2천만 원이나 들어 있었다.

 

5년 전에 남편과 사별했다는 70대 어르신은 젊어서 장사를 해서 자식을 키웠다. 형편이 조금 나아지니 건강이 나빠졌다. 여러 차례 관절, 척추 수술을 한데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바깥출입이 불편하다고 했다.

 

본인도 넉넉지 않은 형편이지만 기회가 되면 어려운 이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는 어르신은 “돈이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하거나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써달라”고 당부했다. 덧붙여 자신의 이름도 기탁사실도 알리지 말라고 말했다.

 

해운대구는 이를 화상으로 전신에 흉터를 안고 살아가던 중 유방암 진단까지 받아 치료비가 없어 고통을 겪고 있는 지원 씨(43․가명)를 비롯해 20명의 저소득 중증 환자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백선기 구청장은 “본인도 어려운 형편임에도 선뜻 성금·품을 기탁해 주시는 구민들을 만날 때면 이분들이 진정한 부자이며 천사라는 생각을 든다. 기탁자의 소중한 뜻을 수혜자에게 잘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베스트신문사 지영재 기자 jyj6484@bestd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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